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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새내기 박준용 "내 스타일? 경기보단 싸움이지"

모든 선수들은 개인마다 스타일이라는 게 있다. MMA 수련 전에 배웠던 운동이나 선호하는 기술의 종류에 따라 복싱, 킥복싱, 레슬링, 주짓수 등으로 구분된다. 영역의 유형에 따라 스트라이커나 그래플러로 부른다.

그런 면에서 오는 31일(한국시간) UFC FIGHT NIGHT 157에서 데뷔전을 갖는 미들급 파이터 박준용의 스타일은 눈에 띈다. 그는 스스로 "MMA에도 싸움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 스타일은 싸움이다"고 말한다.

그는 잘 계획된 전략과 정석적인 기술로 싸우는 경기보단 '진흙탕 싸움'을 추구한다. 스탠딩이든, 그라운드든 상관하지 않는다. 다양한 영역과 그에 따른 기술로 쉴 새 없이 펼치는 싸움 같은 경기를 원한다.
    
싸움에서 이기려면 강한 기세가 중요하다. 박준용은 앤서니 에르난데스와의 이번 경기는 기세와 투지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 보고 있다. "누가 먼저 꼬리를 내리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는 것. 

사흘 뒤 처음으로 옥타곤에 들어서는 박준용과 데뷔전에 나서는 마음가짐, 경기 스타일, MMA 시작 배경 등에 대해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이하 일문일답). 
 
- UFC 데뷔를 며칠 앞두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준비운동은 끝났고, 본 운동에 들어가는 기분이다. 진짜 괴물들이 우글거리는 무대에서 경쟁해야 하는 만큼 긴장 반 흥분 반이다.

- 모든 선수들이 목표로 하는 UFC에 진출했다. 자신 있는가.  
생각 없이 열심히 운동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본격적으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지금은 다른 생각 없이 이번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완전 전투모드다.

- UFC 데뷔전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 것이라 생각한다. 스스로 마인드컨트롤과 멘탈 훈련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준비하면서 어떤 다짐을 많이 했는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직까진 포기할 정도의 상황을 겪은 적이 없지만, 옥타곤에서는 분명 그럴 상대가 있을 것이다. 포기를 할지 이겨낼 수 있을지 스스로도 궁금하다.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려 하고 있다.

- 아직 박준용이라는 선수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타일과 어떤 경기를 추구하는지 말해 달라.
'싸움 스타일'도 MMA에 있다고 생각한다. 스탠딩이든 그라운드든 가리지 않는다. 타격, 레슬링, 주짓수로 쉴 새 없이 거칠게 부딪치는 진흙탕 경기를 좋아한다. 경기보단 싸움을 좋아한다.  
 

- 수영 선수 출신이라고 들었다. 그 경험이 MMA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키가 생각만큼 자라지 않아서 포기했다고 말했었지만 사실 그것은 변명이었다. 너무 엄격하게 배우는 게 싫었고, 또 수영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다. 남들은 수영을 배워서 몸이 유연하고 체력이 좋다고 하지만, 난 잘 모르겠다. 그것보단 어렸을 때부터 들인 운동 습관이 도움이 된 것 같다. 7세 때부터 아버지와 매일 아침마다 5km를 뛰었고 지금도 경기와 상관없이 항상 러닝을 한다. 엘리트 운동으로 몸을 만드는 법을 배운 게 아닌가 싶다.  

- MMA를 배우러 무작정 상경했다고 들었다. 이 운동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나?
살면서 뭔가를 해보고 싶고 내 의지대로 선택한 게 없었는데, 군 시절 내무반에서 후임들이 시청하던 킴보 슬라이스 대 탱크 에봇의 경기를 보고 그냥 꽂혔다. 너무 재밌었고, 내가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이유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전역 후 초등학교 수영코치를 하던 중 인생이 재미없게 끝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상경을 결심했다. 선배로부터 코리안탑팀을 소개받았다. 당시 가지고 있던 돈이라곤 군대에서 사용하는 나라사랑 카드에 있던 12만원이 전부였다.

-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머리가 나쁘면 몸으로 때워야 한다고 생각한다(웃음). 그만큼 운동량이 많다. 운동량은 곧 자신감이 된다. 상대가 나보다 땀을 많이 흘리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신체적인 능력이나 기술은 잘 모르겠다. 아무리 체력이 좋아도 멘탈이 약하면 빨리 지친다. 맘이 편하면 경기 때 체력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롤모델로 정한 선수가 있는가?
롤모델까진 모르겠지만 닉 디아즈를 좋아한다. 다른 이유 없이 남들 신경 쓰지 않는 태도가 좋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경기도 화끈하다. 국내에선 김두환 선수가 좋다. 가깝게 지내고 있는데, 운동은 물론 인간적으로도 많이 배운다. 친하면서도 어려운 선수다.

- UFC에서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겠나?
잡초 같은 근성? 기술이 특별히 뛰어나지 않고 잘 싸우는 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싸울 수 있다.

- 이번 상대인 앤서니 에르난데스. 어떤 선수인가.
화끈하고 터프한 선수다. 가장 큰 장점은 강한 기세다. 멕시코 출신 특유의 투지가 좋다. 그 부분에서 밀리지 않을 생각이다. 이번 경기는 누가 먼저 꼬리를 내리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 같다. 내가 더 많이 연습했을 것이기에 자신 있다.

- 경기에 임하는 마인드나 본인만의 싸움 철학이 있는가.
'마음은 차갑게 행동은 뜨겁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냉정하면서도 생각을 정했다면 재지 말고 과감하면서도 화끈하게 실행해야 한다.

- 2016년부터 연승을 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비결이 있다면?
경기를 자주 뛴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어떤 상대든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싸우며 성장한 것 같다. 요즘 선수들은 전적관리를 하려 한다. 몸이 준비가 안 됐느니, 준비 기간이 짧다느니 등등. 난 그러지 않았다. 그런 것을 일일이 재면 언제 싸우겠나. 선수라면 언제 어디서든 케이지에 오를 신체적, 정신적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 선수로서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가.
구체적인 꿈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일단 미들급 5위 안에 드는 게 목표다.

- 동양인의 경우 미들급 이상은 어렵다는 시선이 있다.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나만 잘 하면 된다. 이번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싸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