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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N 서울에 '또 다른 김동현'이 출전한다

 

UFC FIGHT NIGHT(이하 UFN) 서울에 출전할 예정이었던 임현규가 하차한다. 임현규는 최근 훈련 중 발목에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의 부상이라 아쉬움이 적지 않으며, 국내에서 치르는 7년 만의 경기를 기대했던 임현규 본인이 누구보다 가장 안타까움이 클 것이다.
그러나 임현규의 대진 이탈이 한국 팬들에게 결코 모든 게 절망적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임현규의 빈자리에 새로운 한국 선수가 투입되는 것. 무엇보다 UFC와 현재 계약되어 있는 기존 선수가 아닌 새로운 선수로 채워진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즉 임현규의 부상은 아쉽지만, 그것이 계기가 돼 한국인 UFC 10호 파이터가 탄생한 셈이다.
주인공은 바로 김동현이다. 이번에 UFC와 4경기 계약을 체결했으며, 다가오는 UFN 서울에서 임현규를 대신해 도미닉 스틸과 대결한다.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고 자신의 주전장인 라이트급이 아니지만 매우 좋은 기회라는 판단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출전 제안을 받아들였다.
새롭게 계약한 선수라고 했듯, 그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스턴건' 김동현이 아니다. 스턴건 김동현과 동명이인이며, 국내에서는 작은 김동현이란 의미의 '작동'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한다. 작은 김동현 역시 팀매드를 둥지로 두고, 팀 선배인 스턴건 김동현과 수년 전부터 한솥밥을 먹으며 훈련해왔다.
작은 김동현의 경우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국내에서 실력자로 통한다. 2007년 종합격투기 시작 2년 만에 스피릿MC 인터리그 미들급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당시 어린 나이에도 불구, 안정된 타격과 그라운드 기술로 관계자들로부터 신동이란 평가를 받았다. 기대와 달리 이후 정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3년 군에서 전역한 뒤 운동에만 집중한 결과다. 특히 세계무대 진출을 위해 웰터급에서 라이트급으로 체급을 내리며 경쟁력이 더욱 상승했으며, 그 결과 압도적인 기량으로 국내 단체 TOP FC의 라이트급 초대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총 전적은 13승 6패 3무로 특별히 인상적이진 않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패배는 대부분 오래 전 겪었음을 알 수 있다. 2011년 이후 전적은 7승 1패로, 승리한 7승을 전부 판정 승부가 되기 전 피니시했다. 김동현은 스탠딩 타격과 그래플링을 고루 갖춘 웰라운드 파이터에 해당하며, 그것을 입증하듯 지금까지 거둔 13승 중 6승을 KO(TKO), 5승을 서브미션으로 따냈다.
갑작스럽게 출전이 확정되며 충분한 준비는 되지 않아 쉽지 않은 도전이 되겠지만 목표는 승리다. 팀매드 측은 급하게 상대 분석에 들어갔고 수행할 전략을 테스트 중이다. 도미닉 스틸은 힘이 좋고 타격이 투박하며, 레슬링 기량까지 갖춘 선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사실 김동현은 이번 대회 출전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최근 성적이 괜찮고 챔피언까지 올랐으니 자신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겠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던 것. 누군가가 부상을 입으면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부분까지 생각했다. 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와 기대를 접으려고 했지만 그 순간 연락을 받았다.
김동현은 "목요일 아침 운동을 나가려 하는데 감독님께 연락받고 정말 많이 흥분됐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감격스러웠다"며 "어제까지는 메디컬체크와 서류 준비 등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지금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지만 승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고 경기는 웰터급으로 진행된다. 김동현은 라이트급 선수로 평소 체중이 80kg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 이에 계체 당일 규정 체중을 맞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면 스틸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준비했으며, 경기 당일 체중에서도 김동현보다 5kg이상 나갈 전망이다.
"챔피언에 오른 뒤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는 어려움을 겪던 중 혹시 모를 서울 대회나 준비하자는 생각으로 운동을 했던 터라 그나마 다행이다"는 김동현은 "출전이 결정된 상황에서 내 불리함을 걱정하는 것은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 상대가 어떻든 조금이라도 좋은 상태를 만드는 데에 집중하겠다. 또 상대 역시 타국에서 치르는 경기인 만큼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동현은 "갑작스럽게 출전하게 됐지만, 지난 10년간의 운동 경험을 믿는다. UFC와 계약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승리까지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 지금도 기쁘지만 꾹 누르고 있다. 기회를 잘 살려 반드시 이기고 제대로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두 번째 김동현을 지켜봐달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