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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앤더슨 실바인가①] 차원이 다른 특별한 타격

 


2013년 타이틀을 빼앗긴 뒤 큰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고, 최근 1년 동안은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인한 징계까지 받은 앤더슨 실바. 지금은 팬들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졌으며 미들급을 평정했을 때의 아우라도 느껴지지 않지만 곱씹을수록 그의 업적은 위대하다.

종합격투기라는 신개념 익스트림 스포츠의 전개는 빠르다. 실바가 종횡무진 활약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존 존스, 론다 로우지, 코너 맥그리거 같은 뛰어난 선수들이 끊임없이 나타나 이 스포츠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그런 부분도 실바가 관심에서 멀어진 데에 한몫 했을 것이다.

잠시 눈을 감고 4년 전의 실바를 떠올려보자. 패배 자체가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존재였다. 당시 우리는 실바를 가리켜 챔피언 중의 챔피언, 종합격투기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이터, 싸움의 신이라고 불렀다.

실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특출난 타격이다. UFC에서 타격이 뛰어난 선수들은 많았지만 실바의 타격은 어떤 타격가와 비교해도 차원이 달랐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말이 있듯, 다른 선수들과 동일 선상에서의 비교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

지금까지 활동하며 남긴 기록이 그의 스탠딩 능력을 잘 설명해준다. 실바가 보유 중인 17회의 넉다운은 UFC 역사상 최다 횟수고, 타이틀을 보유하던 기간에는 타격 성공률이 70% 이상으로 따라올 자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 넉다운 횟수와 타격 정확도를 보통의 선수들도 아닌, 타이틀 도전자들을 상대로 대부분 따냈다는 점에서 더 놀랍다. 이 결과 실바는 총 7회의 '넉아웃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수상했는데, 이 부문의 타이틀도 보유 중이다.

미들급 타이틀매치에서 실바에게 KO패한 선수로는 리치 프랭클린(2패), 네이트 마쿼트, 패트릭 코테, 비토 벨포트, 오카미 유신, 차엘 소넨이 있다. UFC 역사상 타이틀전에서 가장 많은 KO승을 거둔 선수도, 가장 많은 피니시를 성공한 선수도 여전히 실바다.

나아가 미들급을 넘어 UFC 역사상 모든 체급을 통틀어 가장 많은 피니시를 거둔 선수가 바로 실바다. 타격가 입장에선 이보다 화려한 커리어가 없다. 팬들이 앤더슨 실바를 줄여 '앤실'로 부르다가 '앤신'으로 부른 이유다.

수치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란 부족하다. 실바는 다른 선수들처럼 화끈하고 치열하지 않았다. 그의 스탠딩에는 항상 여유가 있었고, 때로는 종합격투기의 공식에서 벗어났을 정도로 정석적이지 않은 것들도 많았다.

비토 벨포트를 쓰러트린 공격, 프론트킥은 종합격투기에서 필요 없다는 편견을 완벽히 깼으며 그 결과 세계 수많은 선수들이 그것을 따라하는 등 트렌드를 선도하기도 했다. 당시의 KO승은 그해 '올해의 넉아웃'을 수상하며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 경기 중 요격자세로 임하거나 가드를 내린 채 도발하다가 한 방에 끝내는 모습은 충격이라고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경기에 임하는 진정성이 부족해 보이고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지만, 예상을 초과한 놀라운 경기력에 모두들 할 말을 잃고 말았다.

UFC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경기인 타이틀전 혹은 그에 준하는 경기에서 자신에게 도전하는 선수를 농락하며 쓰러트리던 선수가 바로 실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