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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 도미닉 크루즈 타이틀 탈환 성공

 


WEC의 마지막 밴텀급 챔피언, UFC 초대 밴텀급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가 타이틀 탈환에 성공했다.

크루즈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추 보스턴 TD 가든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81에 출전해 T.J. 딜라쇼에게 2대 1 판정승을 거뒀다.

용호상박이란 사자성어가 딱 어울리는 그런 경기였다. 둘은 25분간 엎치락뒤치락 싸우며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렵게 했다. 선 선수가 앞서나가면 다른 선수가 금세 그 스타일에 적응해 새로운 움직임으로 반격에 나서는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

초반은 크루즈의 흐름이었다. 딜라쇼는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계속해서 헤드킥을 시도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많은 펀치 역시 허공을 가르기 일쑤였다. 크루즈의 화려하고 변칙적인 움직임에 타이밍을 제대로 못 잡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딜라쇼는 1라운드 후반 움직임을 줄이고 단순히 압박하며 조금씩 페이스를 찾아나갔다.

단순하고 우직한 압박이 통했다. 딜라쇼는 계속된 압박으로 공격한 반면 크루즈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스텝을 활용한 방어는 인상적이었으나 정작 유효 공격이 부족해 포인트를 따내기 어려운 운영이었다. 허나 크루즈는 후반 두 번의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딜라쇼는 이 경기 전까지 100%의 테이크다운 방어율을 자랑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탈출하는 딜라쇼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았다.

3라운드는 크루즈가 딜라쇼의 스타일에 적응하는 듯 하더니 대 접전이 펼쳐졌다. 무게추가 왔다 갔다 하며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크루즈는 3라운드에도 테이크다운을 추가하며, 테이크다운 방어율 100%를 자랑하던 딜라쇼를 상대로 50%의 성공률을 과시했다.

그러나 경기 종반에 다가갈수록 다시 딜라쇼가 압박하는 양상으로 바뀌었다. 크루즈는 다리 부상으로 움직임이 줄어들며 힘들어하는 모습에 눈에 띄었다. 크게 밀린 것은 아니었지만 딜라쇼의 적극성이 눈에 들어왔다. 두 선수는 마지막 거친 타격전을 벌이며 긴 사투를 끝냈다.

이렇게 채점하기 어려운 경기도 없을 것이다. 분명 치열하긴 했는데 누가 우세했다고 하기가 판단하기 어려운 그런 경기였다. 때문에 결과가 더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종종 일어나는 2대 1 판정승부였는데, 포인트 분포가 흥미롭다. 타이틀매치의 2대 1 판정일 경우, 보통 누가 이기든 48:47 위주로 채점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49:46으로 채점한 심판이 두 명이나 있었다. 한 명은 크루즈를, 한 명은 딜라쇼가 이겼다고 판단했다. 결국 48:47로 크루즈가 이겼다고 채점한 다른 부심에 의해 승부가 결정됐다. 그만큼 보는 사람에 따라서 채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경기였던 것이다.

경기 후 크루즈는 모두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힘든 경기였다고 털어놨다. 부상의 경우 다행히 수술을 받은 무릎이 아닌, 경기 전 다친 발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딜라쇼는 자신이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재대결을 원한다고 했다.

2011년 UFC에 입성한 크루즈는 초대 타이틀의 주인공에 낙점됐다. 2011년엔 자신의 숙적 유라이어 페이버와 드미트리우스 존슨을 물리치며 2차 방어에 성공했다. 더 이상 크루즈의 상대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크루즈는 오랜 시간 부상과 사투를 벌였다. 2012년 6월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옥타곤을 떠나야 했고, 2014년 2월 헤난 바라오와의 통합 타이틀매치를 1개월 앞두고 또 다쳐 공백이 더 길어졌다. 2년간 타이틀전을 치르지 못하자 결국 타이틀이 박탈되는 최악의 결과를 맞았다. 그해 9월 출전해 미즈가키 타케야를 압살했으나 또다시 무릎을 다쳐 다시 옥타곤을 떠나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