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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탑독의 타이틀 도전자 도미닉 크루즈

 


T.J. 딜라쇼는 UFC 밴텀급의 최강자다. 2014년 초까지만 해도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해 5월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에 오르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도전자 딜라쇼가 챔피언 헤난 바라오를 꺾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딜라쇼를 비교적 운 좋게 타이틀샷을 받은 평범한 선수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UFC 전적도 5승 2패로 결코 특별하지 않았다.

그러나 딜라쇼의 경기력은 예상 이상이었다.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현란한 스텝으로 타이밍 싸움에서 바라오를 앞서나갔고, 바라오는 딜라쇼 특유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 경기에서 딜라쇼는 5라운드 중반 TKO승을 거뒀다. 그리고 불과 3개월 뒤 조 소토를 물리치고 1차 방어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헤난 바라오를 또 다시 제압하며 2경기 연속 타이틀을 방어했다.

이쯤 되면 딜라쇼가 장기집권을 할 채비를 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아직은 이르다. 딜라쇼가 부상하기 전 세계 밴텀급을 주름잡았던 도미닉 크루즈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둘의 대결이 오는 18일 매사추세츠 보스턴 TD 가든에서 예정된 UFC FIGHT NIGHT 81에서 펼쳐진다.

경기가 2주가 채 남지 않은 현재 눈길을 끄는 부분은 승자 예상이다. UFC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승자 설문조사에서 도전자인 크루즈가 앞서나가고 있는 것. 현재까지 나타난 크루즈의 이번 경기 승률은 58%, 크루즈가 판정으로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이 많았다. 간혹 한 번씩 나오는 도전자가 탑독인 상황인데, 2차 방어까지 한 챔피언이 언더독이 되는 경우는 더 드물다.

상대적으로 많은 팬들이 크루즈의 승리로 예상하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크루즈는 WEC 밴텀급의 마지막 챔피언으로, 2010년 스캇 요르겐센을 꺾고 2차 방어를 성공한 상태에서 2011년 UFC에 입성, UFC 밴텀급 초대 타이틀의 주인공에 낙점됐다. 2011년엔 자신의 숙적 유라이어 페이버와 드미트리우스 존슨을 물리치며 2차 방어에 성공했다. 더 이상 크루즈의 상대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크루즈는 오랜 시간 부상과 사투를 벌였다. 2012년 6월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옥타곤을 떠나야 했고, 2014년 2월 헤난 바라오와의 통합 타이틀매치로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경기를 약 1개월 앞두고 사타구니 부상을 당하며 공백이 더 길어졌다. 긴 공백으로 2년간 타이틀전을 치르지 못하자 결국 타이틀이 박탈되는 최악의 결과를 맞았다.

그의 복귀전은 이전 경기를 치른 지 무려 2년 11개월 만에 볼 수 있었다. 크루즈는 2014년 9월 UFC 178에 출전해 일본의 미즈가키 타케야를 상대했으며, 경기에서 그는 미즈가키를 1라운드 1분 1초 만에 잠재웠다. 약 3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쟁쟁한 기량을 과시했다. 다음 경기는 타이틀전이 유력했다.

하지만 크루즈는 또 다시 부상의 아픔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해 초 훈련 중 또다시 전방 십자인대를 다친 것. 과거엔 왼쪽이었고 이번엔 오른쪽이었다. 다시 경기를 치르기 위해 치료하고 재활하는 기간으로 1년을 보냈고, 결과적으로 4년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쌓은 커리어는 단 1전에 불과하다.

커리어만 보면 크루즈는 분명 딜라쇼의 위에 있다. 딜라쇼가 13승 2패를 기록 중인 반면 크루즈의 전적은 20승 1패다. 또 지금의 UFC 밴텀급이 된 WEC를 포함하면 타이틀 방어 횟수는 4회로 늘어난다. 타이틀을 내준 것 역시 성적 부진과 관련이 없다.

부상에서 얼마나 회복했을지 여부와 경기 감각이 관건이다. 그러나 크루즈는 이미 미즈가키 타케야와의 대결을 통해 긴 공백이 크게 문제되지 않음을 증명했고 아직 30세로, 신체 능력이 저하될 시기도 아니다. 이번 설문조사에 팬들이 이런 부분을 크게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둘의 경기는 밴텀급 신구 최강자간의 맞대결로 손색이 없다. 크루즈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밴텀급을 평정했고, 현재는 지난해 해성처럼 나타난 딜라쇼의 시대다. 헤난 바라오가 집권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딜라쇼의 등장에 막을 내린 상태다. 선수로서 증명한 것으로만 본다면, UFC에 밴텀급과 페더급을 도입한 이래 최고의 빅매치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