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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도전을 감행한 맥그리거 - 잘못된 선택은 아니다

 

 

1975년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지어의 대결이 14라운드에서 마무리되며 ‘마닐라의 스릴러’로 불린 양 선수의 3차전 명승부가 종료되었을 때, 두 명의 전설적인 복서들은 서로를 펀치로, 말로 실컷 괴롭힌 후에도 방어태세를 풀지 않았다.
“나는 싸울 때 상대방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낸다. 하지만 조 프레이저와의 경기에서 내 기량이 최고로 발휘되었다”라고 무하마드 알리는 말했다. “이걸 하나 말해야겠다. 프레이저는 엄청난 선수다. 그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도시의 성벽을 무너뜨릴 정도로 펀치를 쏟아부었다”라고 프레이저는 맞받아쳤다. “감탄이 나온다. 알리는 위대한 챔피언이다”

이러한 것들이 링, 혹은 옥타곤에서 볼 수 있는 상호존중의 정신이다. 5라운드, 혹은 5분의 경기, 시간은 상관없다. 그리고 이번 토요일 네이트 디아즈가 2라운드에서 코너 맥그리거를 꺾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상호존중의 정신을 볼 수 있었다. 이번 경기가 알리-프레이저 대결만큼의 스릴러는 아니었지만, 그 자체로 독특한 매력이 있었던 경기였다.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고, 피가 흐르고, 드라마가 연출되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피니시 장면으로 마무리되었다. 경기를 마무리짓는 심판의 승리선언 이후, 서로에 대한 악감정으로 가득했던 코너 맥그리거와 네이트 디아즈는 악수를 나눴으며 파이터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상호 존중을 보여주었다.
하루가 지나고, 팬들은 경기결과에 대해 더욱 가열차게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대부분은 UFC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의 ‘몰락’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웰터급 경기를 치른 맥그리거에게 변명따위는 없었다. 디아즈가 이번 경기에서 이뤄낸 업적에 금이 가는 일은 하지 않았다. 맥그리거는 대부분 간단하게 대답했을뿐이다.

“체급을 올려서 도전을 해봤는데 잘 풀리지 않았다”
잘 풀리지 않은 것은 맞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어떤 도전을 한 것일까? 복싱이라면 145파운드에서 170파운드로 체급을 올리는 것은 4개 체급을 올리는 것과 같다. UFC라고 해도 덜 힘든 것도 아니다. 특히 과거 4차례 세계 최고의 자리를 놓고 싸운 적이 있는 경험많은 베테랑을 대상으로 겨우 2주도 안되는 기간을 준비하고 싸우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네이트 디아즈는 허장성세만 가득한 파이터가 아니었다. 디아즈는 이번에 다시 그것을 증명했다. 페더급 선수들을 쓰러뜨린 펀치로 인해 디아즈의 얼굴에 피가 나고 멍이 들었지만, 충격을 입히지는 못했다. 웰터급의 펀치가 맥그리거의 방어를 무너뜨리기 시작했을 때, 맥그리거는 2013년 UFC에 입성한 이후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에 처했다.

이번 경기의 감동이 여기에 있다. 위대한 업적을 위해 도전을 감행한 코너 맥그리거의 의지와 함께 말이다. 많은 이들이 독특하다고 여기는, 미디어 및 어디라도 따라갈 기세인 아일랜드 팬들이 창조해낸 코너 맥그리거의 캐릭터. 맥그리거가 어떤 것을 걸고 이번 경기에 나섰는지에 대한 논란은 없다. 코너 맥그리거가 이번 경기에 나설 의무도 없었는데 말이다. 도스 안요스가 부상을 당한 이후 맥그리거는 편하게 앉아서 UFC 200 대회 대진발표를 기다릴 수도 있었다. 몇 개월 전의 시점에서, 맥그리거는 자신의 체급에 머무르기로 결정할 수도 있었다. 몸을 사린다고 표현하는 것도 공정치 못하다. 하지만 체급을 올려 경기를 치르는 결정을 ‘미디어에서 만들어낸 인기’라는 소리를 듣는 맥그리거가 하리리고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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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전이란 파이터의 임무다. 맥그리거의 언변은 단순히 괜찮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위험을 감수하고 경기를 치르는 점에서 맥그리거는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사실, 맥그리거는 위험에 대해 고려하지도 않았다. 이는 맥그리거의 친구이자 주요 훈련파트너인 아르템 로보프가 확인해준 사안이다.
“맥그리거는 그냥 파이터일 뿐이다”라고 로보프는 지난 주 밝혔다. “맥그리거는 진정한 무술가이다. 무술에서 체급은 전부가 아니다. 체구가 작은 선수가 더 큰 선수를 격파하는 것이 무술이다. 무술이 만들어진 목적이 이에 있다. 맥그리거의 마음가짐은 ‘체급 따위 엿이나 먹으라지. 체급은 잊어버려’하는 쪽이다. 경기에 나서 싸우는 것이다. 무엇을 위해 훈련했는지, 그걸 경기에서 펼치는 것이다”
맥그리거가 토요일에 한 일이 바로 이것이다. 담대하게 도전을 감행했다.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패했다. 많은 이가 이에 환호했다. 많은 이가 맥그리거가 과대포장되었다고 말했다. 맥그리거는 인간이다. 그리고 1971 프레이저와의 1차전에서 패한 후 알리가 그랬듯이, 맥그리거도 패한 후 더욱 큰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왜냐고? 완벽함이란 재미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