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UFC 밴텀급 챔피언이자 랭킹 2위 표트르 얀(30∙러시아)과 랭킹 3위 메랍 드발리쉬빌리(32∙조지아)가 옥타곤에서 감정싸움의 결판을 낸다.
앙숙인 두 선수는 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버진 호텔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얀 vs 드발리쉬빌리'의 메인 이벤트에서 맞붙는다. 타이틀 도전에 영향을 미치는 컨텐더 대결에 격한 감정대립까지 더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악연의 중심에는 UFC 밴텀급 챔피언 알저메인 스털링(33∙미국)이 있다. 얀은 2021년 반칙 니킥에 의한 실격패로 스털링에게 챔피언 벨트를 빼앗겼다. 경기 직후부터 얀은 스털링이 '헐리우드 액션'을 통해 챔피언이 됐다며 조롱했다. 스털링의 절친이자 팀메이트인 드발리쉬빌리의 얀에 대한 감정이 고울 수 없다.
포문 드발리쉬빌리가 열었다. 그는 호텔 로비에서 얀을 만나 실랑이를 벌였고, 이 장면이 녹화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9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드발리쉬빌리는 "얀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 누가 얼마나 뛰어난 파이터인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좋은 사람이 돼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경기는 단지 경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내겐 사적 감정의 문제"라며 얀을 싫어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얀은 반칙왕이다. 그는 챔피언이었는데 룰을 몰라서 실격패 당했다. 내 친구 스털링에게 무례하게 굴었으며 챔피언일 때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자선 같은 어떠한 좋은 일도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돈 문제도 있었다. 얀의 팀메이트인 ONE 챔피언십 라이트헤비급-헤비급 챔피언 아나톨리 말리힌은 드발리쉬빌리와 스털링 vs 얀 2차전 결과를 놓고 5만달러 내기를 벌였다. 하지만 스털링이 스플릿 판정승을 거뒀지만 말리힌은 돈을 부치지 않았다고 했다. 드발리쉬빌리는 이에 대해서도 얀에게 책임을 물었다.
끝내 민족 감정까지 내세웠다. 드발리쉬빌리는 "얀은 러시아 사람이고 나는 조지아 사람이다. 우린 모두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고, 조지아에 어떤 짓을 했는지를 안다. 러시아는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조지아 국민을 위해 이번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08년 남오세티야 전쟁에 개입해 조지아로부터 독립하려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지원했다. 전쟁은 나흘 만에 러시아의 승리로 끝났고,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는 실질적으로 독립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조지아인들이 희생됐다.
얀은 "드발리쉬빌리는 도발 외에는 관심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며 콧방귀를 뀌었다. 이어 "그는 경기를 통해 관심을 모으지 못한다. 경기에서 그가 하는 것이라곤 개처럼 상대방 다리를 붙들고 케이지로 밀어붙이는 것뿐이다. 그래서 그는 작은 관심이라도 받으려고 그러는 거다. 아무도 그에게 관심이 없다"고 상대를 조롱했다.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2연패 중인 얀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절실하다. 이번에는 이겨야 다시 타이틀 전선에 합류할 수 있다.
얀은 전 UFC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36∙브라질)를 물리치고 챔피언에 등극하며 굳건한 챔피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아마추어 복싱 기반의 단단한 타격과 탄탄한 테이크다운 방어는 빈틈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바로 실격패로 스털링에게 벨트를 내줬고, 최근 4경기에서는 3패를 기록하며 부진한 행보를 걷고 있다. 스털링과의 2차전과 션 오말리전 패배는 접전 끝에 나온 스플릿 판정패였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크다.
얀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를 잊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미래만 생각하고 있다"며 "항상 일찍 경기를 끝내려고 해야 한다. 판정단의 손에 경기를 맡기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내 목표는 피니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UFC 파이트 나이트: 얀 vs 드발리쉬빌리' 메인카드는 오는 12일(일) 오전 8시부터 TVING(티빙)과 tvN SPORTS를 통해 생중계된다.
■ UFC 파이트 나이트: 얀 vs 드발리쉬빌리
메인카드 (TVING / tvN SPORTS 오전 8시)
[밴텀급] 표트르 얀 vs 메랍 드발리쉬빌리
[헤비급] 알렉산더 볼코프 vs 알렉산더 로마노프
[215파운드 계약체급] 니키타 크릴로프 vs 라이언 스팬
[페더급] 히카르도 하모스 vs 오스틴 링고
[밴텀급] 사이드 누르마고메도프 vs 조나단 마르티네스
[라이트헤비급] 비토 페트리노 vs 안톤 투르칼리
언더카드 (UFC 파이트패스 오전5시)
[헤비급] 칼 윌리엄스 vs 루카스 브레스키
[밴텀급] 하파엘 아순상 vs 데이비 그랜트
[미들급] 세드릭 뒤마 vs 조쉬 프렘드
[밴텀급] 마리오 바우티스타 vs 구이도 카네티
[밴텀급] 빅터 헨리 vs 토니 그레이블리
[여성 플라이급] 아리아니 립스키 vs J.J. 앨드리치
[플라이급] 타이슨 남 vs 브루노 실바
[웰터급] 칼스턴 해리스 vs 재러드 구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