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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기의 알롭스키, 전설은 전설

냉정하게 말해서 안드레이 알롭스키에게 큰 기대를 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 최근 5년간의 전적은 4승 9패 1무효. 챔피언 등극을 위해 경쟁하는 패기 넘치는 쟁쟁한 파이터들과의 격차는 적지 않아 보인다. 지금은 누가 봐도 그는 파이터 인생에서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알롭스키 같은 선수도 없다. 그의 전적을 보고 있노라면 신비함마저 밀려올 정도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지금 부진하더라도 결코 비난을 받거나 조롱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누가 뭐래도 그는 한 명의 전설이다.

알롭스키는 무려 20년 전 UFC에 데뷔했다. 2000년 11월 18일이 그가 UFC에서 첫 경기를 치른 날이다. 20년 전 옥타곤에서 경쟁하던 파이터가 지금도 같은 공간에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무엇보다 그냥 UFC 파이터도 아니고 챔피언까지 올랐던 그였다. 알롭스키는 2005년 UFC 챔피언에 올라 1차 방어를 완수했던 경험이 있다.

물론 지금까지의 모든 프로 경기를 UFC에서 치른 것은 아니지만, 아무도 이런 행보를 걷지 못했다. 그와 동시대에 옥타곤을 누비던 선수들은 이미 대부분 은퇴했고, 극히 일부는 중소 단체에서 연명하고 있다.

알롭스키는 적어도 헤비급에서 적지 않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UFC 헤비급 역사에서 가장 많은 31경기를 소화했고, 그가 쌓은 18승 역시 헤비급 최다승이다. 또 88.4%라는 훌륭한 테이크다운 방어율을 자랑한다. 이 부문 헤비급 1위다.

이젠 아름다운 마무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알롭스키는 지난해부터 패배와 승리를 반복하고 있다. 유종의 미를 위해선 조금 더 분발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런 가운데 알롭스키는 이번 주말 32번째 UFC 공식 경기에 나선다. UFC FIGHT NIGHT 182에서 주목 받고 있는 신인 태너 보저와 맞선다. 보저는 지난해 옥타곤에 입성해 3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알롭스키에겐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그는 커리어를 끝내기 전 UFC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파이터들에게 설욕을 다짐한다. 지난 5월 경기에서 승리한 뒤 자르지뉴 로젠스트루이크, 알리스타 오브레임, 프란시스 은가누와 다시 붙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